인사말
한결같이 강서점자도서관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고 이용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강서점자도서관은 2005년 공항동의 지하공간에서 출발해서
서울 서부권의 유일한 점자도서관으로 시각장애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도서관의 강점은 작은도서관의 장점을 살려 이용자와 소통하는 것입니다. 이용자의 욕구를 반영한
문화교실과 다양한 대체자료를 제작해서 장애인들의 지적 욕구와 지식취득욕구를 충족시키려 노력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도서관은 문화교실의 종류와 횟수를 늘리고 공공도서관,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녹록하지 않은 현실에 죄송한 마음과 아쉬움도 있습니다.

교육은 전염이고 감염이라고 합니다. 좋은 기운과 지식을 전염시키기에는 독서가 으뜸입니다.
독서는 지식창조의 과정이며 자기생각 만들기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로 생각을 나누고 낙숫물로
바위를 뚫을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 우리도서관에 모여서 책을 읽고 토론도 합니다.
작품 하나하나의 기운과 인생관, 철학 등을 총망라한 것들이 파동을 타고 감염된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저는 어릴 때 병약한 탓에 외부 활동 대신 많은 독서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방안에만 있었으니 독서가 저의 전부였습니다.
아프지 않은 사람들의 세상은 저와는 별개의 세상 같았습니다. 책을 읽다 문득 세상 모든 생명체는 모두 거대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나만 낙오되어 혼자 남은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방을 뛰쳐나와 확인하곤 했습니다. 책꽂이로 감당되지 않아 벽을 따라 천정까지 가득 쌓인
책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끝없는 외로움과 두려움, 행복함이 교차했습니다. 지금도 구부정한 어깨와 거북목을 상패처럼 껴안고 살아갑니다.
이 방대한 독서량이 후에 인생의 고비마다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주었고 오늘 제가 장애인도서관의 관장이 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경험한 독서의 세계를 저와 닮아있는 장애인들에게 전파하고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혼자 독서했을 때의 그 막막함과 세상이 사라지는 공포감을 기억하는 한 저는 이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 도서관은 아담한 공간이지만 햇살이 잘 들어오고 아늑하고 평화롭습니다. 이 아늑한 공간에서 책 속 여행을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존중과 배려라는 좌우명으로 도서관의 느릿한 기차는 느리지만 풍성한 읽을거리들을 매달고 달리겠습니다.
강서점자도서관의 느린 기차가 잘 달릴 수 있도록 연료와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는 후원자들, 봉사자들, 지역사회, 무엇보다
좌석을 채워주시는 이용자들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리며 모두가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강서점자도서관 관장 정미화